러시아가 메이저 대회 예선에서 조 1위를 차지한 것은 5번만에 처음으로, 이로 인해 지난 대회 4강에 근접하는 성과를 거둘 거라는 희망이 러시아에서는 꽤 크다
후스 히딩크에게 감독직을 물려받은 이후 딕 아드보카트는 전임자의 선수구성의 뼈대를 그대로 취하고 있다. 예선 초반 슬로바키아와의 홈 경기에서 패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 위기를 극복한 이후 아일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이기며 유리한 위치에 올라섰고, 결국 슬로바키와와의 경기에서 설욕에 성공하며 조 1위로 진출하게 된다.
조 편성을 고려해 볼때, 8강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이는 러시아 대표팀에게는 엄청난 실패로 여겨질 것이다.
국내의 기대치가 높긴 하지만, 아드보카트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골키퍼인 이고르 아킨피프가 부상에서 잘 회복되느냐의 여부이다. 러시아의 수비는 약점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몇몇 중요한 경기에서 아킨피프의 결정적인 선방으로 인해 예선 10경기 동안 4골만을 실점할 수 있었다. 만일 아킨피프가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경우에는 말라피프가 기용될 것으로 보이며, 그는 이번 예선에서 4경기 출전해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다.
수비진에는 체스카 모스크바에서 뛰는 이그나세비치와 베레주츠키가 기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의 대체자는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경험이 풍부하며 공중볼에 강하지만, 빠른 공격수들에 약점을 보이기도 한다.
미드필드에서는 아드보카트가 제니트 시절에 지도하기도 했던 몇몇 선수들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이고르 데니소프가 수비를 조율하고, 로만 시로코프가 창조적인 역할을 맡는다. 여기에 알란 자고예프(체스카 모스크바)가 추가되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왔지만, 그는 부상으로 인해 5월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본선을 앞두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문제가 있다.
러시아에서는 아르샤빈이 주장에 적합하냐, 엔트리에 들어갈 자격이 있느냐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유로 2008때 그는 첫 2경기를 나올 수 없었다. (그러나 3번째 경기부터 경기에 나서서 팀에 영감을 불러넣는 활약을 하게 된다.) 그는 이번 유로 예선에서 전경기에 나왔지만 무득점을 기록하였다.
러시아 대표 중 해외파는 파벨 포그레브냑(풀럼) 뿐일 것으로 예상된다. 드미트리 불리킨(아약스), 마랏 이즈마일로프(스포르팅 리스본) 등은 클럽에서 좋은 활약을 기록했지만, 아드보카트에 인상을 남기진 못한 것으로 보이며, 아드보카트는 23명 중 20명은 이미 결정한 상태라고 말해왔다.
러시아의 조편성에 있어서 유일하게 실망스러운 점은 폴란드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들에게는 러시아어가 통하며, 비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우크라이나가 더 편하다고 느껴질 것이다.